휘파람이냐, 피리 소리냐?
KBS2 '태양의 후예' OST '말해! 뭐해?'


'말해! 뭐해?'
드라마 '태양의 후예' ost
작곡 : 허성진
작사 : 허성진, 태윤미, 샐리
편곡 : 허성진

노래 : 케이윌


  누구네 차에 타면 2년 동안 한 노래만 나와서 세뇌당하는 기분이었다. 2014년 겨울에 개봉한 '겨울왕국'의 메인 테마 '렛잇고(Let it go)'가 바로 그 곡. 때문에 어디서 렛잇고가 들려 오면 그 자리를 피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그 차에 탈 때마다 다른 세뇌곡이 나온다. 다름 아닌 KBS2 '태양의 후예' 대히트곡 케이윌의 '말해! 뭐해?'. 



KBS2 '태양의 후예' OST 케이윌 '말해! 뭐해' 앨범 이미지



  얼마나 유명한지 귀염둥둥이 여섯, 일곱 살 아이들이 "말해~ 모해~♪"를 무한반복 흥얼거린다. 다른 곡을 듣고 있다가도 문득 생각나면 그때부터 몇 시간이든 말해 뭐해만 틀어 달라고 한다. 한글을 익힌 아이는 얼마전에 음원 사이트에서 "말해! 뭐해?"라는 글자를 보더니 지금까지 "말해! 모해?"인 줄 알았다는 말도 한다.


  얼마전에 정선으로 가는 길에도 여러 시간 들어야 했다. 그래서 '강원도 정선' 하면 "말해! 뭐해?"가 떠오른다. 확실히 세뇌당했지 말입니다.  




KBS2 '태양의 후예' OST 케이윌 '말해! 뭐해?' 뮤직비디오



  아이들 때문에 가사까지 귀기울이며 제대로 듣다가 문득 궁금한 부분이 생겼다. 곡의 간주 부분에 나오는 휘파람 소리가 진짜 휘파람인지, 아니면 어떤 악기의 소리인지 몹시 궁금해졌다. 

  처음에는 휘파람이라고 단정지었지만, 다시 들으니 흔들림 없는 음이 사람이 낸 소리 같지 않았다. 피리 소리일 것 같았다. 그런데 다음번에 들을 때는 살아있는 케이윌의 목소리에 묻혀서인지 인공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인간미까지 느껴진달까?


  듣고 또 듣다보니 뭐가 뭔지 뒤죽박죽이 되어가다 어느새 실험을 해보고 있었다.
  "휘~ 휘 휘휘휘휘휘 =3~♪"

  오랜만에 불러 보는 휘파람이 울퉁불퉁 정선의 아리랑 고개 같았지만 왠지 기분이 상쾌해졌다.


  집에 돌아온지 꽤 시간이 흘렀지만 오늘 다시 들려오는 그 곡에 다시금 휘파람의 진위를 따져 보고 싶어졌다. 

  "휘~ 휘휘휘휘휘휘 =3~♪"


휘파람 실험


  모르겠다. 나는 불러 봐도 숨 들이키는 소리가 섞이지만, 고수가 부른다면 맑기만 한 소리가 나올 것도 같다. 이 세상엔 다양한 능력자가 많으니까.


  인간냄새 나는 휘파람이든 정확한 피리 같은 악기 소리든 이제 그닥 중요하지 않다. 그 곡이 정선을 떠올리게 하고, 휘파람 소리는 정선에서 보았던 것들을 떠올리게 하니까. 파란 하늘, 높은 산, 산위에 그늘진 구름 모양, 머리까지 담갔던 계곡물, 햇볕 받아 따뜻했던 큰바위, 붉어지던 수수밭, 거름 냄새, 꼬부랑 도로, 커가는 게 아쉬운 작은 아이들, 그리고 누구보다 즐겁게 들렸던 내 웃음소리.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했던 여름 기억을 가져다 주는 소리임에는 틀림없다.


  오랜만에 휘파람도 들었으니 휘파람이 들어간 노래도 한번 들어보자.


▷ 휘파람이 들어가는 팝송 들으러 벅스로 가기




KBS2 '태양의 후예' 포스터
공식 홈페이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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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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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눈여겨보지 않던 작은 연못 가운데 초라한 정자였으나 수많은 크고 웅장한 전각들을 거느리고 있었으며 넓은 궁궐의 모든 건축물들과 풍경을 모두 거느린 듯했다. - 이정명 '뿌리깊은 나무' 2권 188쪽 (경복궁 향원지 취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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