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 주연 영화 '역린' 속 중용 23장 명대사(명언)



오늘 영화 '역린'이 개봉되었습니다.
대작에다, 이례적으로 오래전부터 대대적인 홍보를 한 영화이므로 많은 사람들이 볼 것으로 예상됩니다.

'역린'은 11살에 할아버지에 의한 아버지의 죽음을 겪고, 끊임없는 역모의 위협 속에 위태롭게 왕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정조와 그 주변의 상황을 그린 영화입니다.
주인공은 현빈, 주요 인물로는 정재영, 조정석, 박성웅, 조재현, 김성령, 한지민, 서이숙, 정은채 등이 나옵니다.

영화는 뭐랄까, 역사물을 보려면 역사 지식과 더불어 가끔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깨달음을 다시 한번 일깨워줬다고나 할까요? 물론,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고, 스크린에 오랜만에 등장한 현빈도 정조 역할에 너무나 잘 어울렸으며, 특히나 박성웅은 어느 영화에 나오든 존재감을 느끼게 해준다는 믿음을 주었습니다. 한지민은 카리스마가 느껴지고, 아름다웠습니다.
특이한 것은, 같은 날 개봉한 영화 '표적'에서 형사로 나오는 김성령이 '역린'에서는 정조의 어머니 혜경궁으로 나오는데, 우려와 달리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보였다는 점입니다.

영화의 전개가 조금 어색한 것 같은 감은 정재영의 멋진 대사로 상쇄되는 것 같습니다. 정재영은 내시 상책을 연기하였습니다. 상책은 고전 '중용' 23장을 읊었습니다.

 

이런 고전 명언을 영화에서 보기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에 배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현빈) 변한다, 반드시 변한다



중용(中庸)은 지나침과 모자람이 없이, 치우침이 없다는 유교의 개념입니다.
생육은 사전적 의미는 '낳아서 기르다'인데, '변하면 생육된다'의 함축적 의미를 바로 알지는 못하겠습니다.
역린은 용의 턱 아래에 거꾸로 난 비늘을 말하는데, 그 비늘을 건드리면 용이 화가 나서 역린을 건드린 사람을 죽인답니다. 용은 '왕'을 가리키니, '역린'은 왕의 노여움을 뜻하겠지요.


영화 '역린' 공식 홈페이지 바로가기


('역린' 예고편)


개봉일에 빨리 보려다 앞부분 10분을 놓쳐서 아쉽길래, 다음날 조조로 다시 보았습니다.
첫날 볼 때 이야기 이음이 조금 자연스럽지 못한 것 아닌가 싶었는데, 두번째 보니 그런 느낌이 없어지고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두번째 날은 운동하고 동네 극장에서 보느라 피곤해서 그다지 집중을 잘 한 건 아닌데도 괜찮았습니다. 처음 10분 뒤로는 어제 본 장면들이라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내용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한번 본 것으로는 부족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 '역린'을 두번 봐 보니,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여러번 보았을텐데 관객들이 처음 보고 느끼는 부자연스러움을 아마 잘 알아채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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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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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눈여겨보지 않던 작은 연못 가운데 초라한 정자였으나 수많은 크고 웅장한 전각들을 거느리고 있었으며 넓은 궁궐의 모든 건축물들과 풍경을 모두 거느린 듯했다. - 이정명 '뿌리깊은 나무' 2권 188쪽 (경복궁 향원지 취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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