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까치집 신고 KEPCO, 사라진 까치집을 찾는 까치들, 낙하하는 까치

한국전력공사에 까치집 신고, 관리 들어간 까치집


하루는 동네에서 전신주를 끼고 모퉁이를 도는데 하늘에서 나뭇가지가 떨어졌다.
전신주 밑둥 주위에 잔가지들이 제법 있었다.
'이게 왜? 태풍도 안불었는데?'

위를 올려다 보니 새가 있었다.
전신주가 높아서 까마귀인지 까치인지 자세히는 보지 못했지만 까만 색이 보였다.
(새는 구분 못해도 새가 지은 집을 여기서는 까치집이라고 부르겠다.)(*며칠 뒤 까치들의 집인 것 확인)

지날 때마다 보니 점점 커지는 새집의 위치가 위험해 보였다.
어째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예전에 뉴스에서 전신주 까치집이 전기 사고를 일으키기도 한다고 했었던 것 같다.

그러던 어느 날, 건너가는 교차로 쪽에서 전신주 공사중이길래 까치집에 대해 물어보았다.
신고하면 된다고 했다.

 

(전신주 까치집)
(전신주 까치집)

 


인터넷으로 신고 방법을 검색해 보니
1. 전화신고
일반 전화로 국번없이 123번, 휴대폰으로 지역번호+123
2. 한국전력공사 KEPCO 홈페이지에서
신고
하는 방법이 있었다.
(한국전력공사 홈페이지 https://home.kepco.co.kr/)

주말이고 전신주 번호가 나오게 찍어놓은 사진도 있어서 한전 홈페이지에서 신고하였다. 간편하게.
한전 홈페이지에서 신고 페이지는 안전신문고로 넘어갔었다.
지도를 보여주며 까치집 위치 주소를 대략적으로 알려 달라고 했다.

신고 후 며칠 지나지 않아서 신고가 잘 접수되었다는 메세지가 왔다.
"안전신문고에 신청하신 안전신고(SPP~~)가 한국전력공사(으)로 접수되었습니다."

다시 며칠, 그러니까 신고 후 5일쯤 뒤?
처리 결과에 대한 메세지가 도착했다.

까치집 처리 방법은 두 가지인데,
1. 전신주 설비에 문제를 일으킬 것 같으면 즉시 철거
2. 그렇치 않으면 지속적으로 관찰 및 관리하면서 5월말 다른 까치집들과 함께 일괄적으로 철거
한다.

저 까치집은 2번에 해당되며 이미 관리 들어간 집이어서 5월말에 철거한다고 안내하고 있었다.

까치인지 까마귀가 전신주 기둥과 저 두툼한 전기설비물 사이에 집을 짓느라 얼마나 고생을 했을꼬?
저 설비물은 따뜻하지 않을까?
그걸 알고 둥지를 튼 것일 게야.


* 다음날 덧붙임 *
안내 메세지를 받은 다음날 까치집이 사라져 있었다.
마법같이.



오, 이런! 까치들이 까치집을 찾고 있었다!!!

 

(사라진 까치집)
(사라진 까치집)

 


*** 다시 이틀 뒤 덧붙임 ***
오, 이런! 까치들이 까치집을 찾고 있었다!!!

사라진 전봇대를 지나는데 어라?
바닥에 야무진 나뭇가지들이 보였다.
어제 하나 둘 보이던 가지가 그냥 있었던 게 아니었던 것이다.
계속되는 요란한 까치소리에 올려다 보니
까치 두 마리가 전봇대를 분주히 오가며 여기저기를 살피는 것 같았다.


처음에는 한 마리가 계속 울어서 보니 한쪽에 또다른 까치가 있었다.
분명 집이 없어진 것에 대해 뭐라고 하는 것이리라.

알이라도 있었던 걸까?
가슴이 뜨끔하여 가던 발길이 자꾸 돌아섰다.
신고하면 안됐었나?
미안해서 어쩌지.

애써 돌아서는데 조금 놀랐다.
다른 까치 세 마리가 근처 지붕위를 빠르게 지나가는 것이었다.
무슨 특공대처럼! ○.○3

'우와, 뭐지?
동네를 살피며 사라진 까치집의 행방을 찾는 건가?'

조금 과장하여,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그 자리를 벗어났다.

 

(낙하하는 까치, 사라진 까치집을 찾는 까치들)

 

(사라진 집을 찾는 까치들)
(사라진 집을 찾는 까치들)
(사라진 집을 찾는 까치들)
(사라진 집을 찾는 까치들)


***** 2021년 4월 19일 다시 덧붙임 *****
오늘, 있었다!
혹시나 싶어 올려다 본 그 전봇대의 같은 위치에 새로운 까치집이 있었다.
같은 까치이든 다른 까치이든,
하이야~~, 이번에는 신고 못 하겠다.
지난번에 사라진 까치집을 애타게 찾던 까치들의 울음소리가 생생하다.
한전에서도 이런 경우를 이미 알고 있지 않을까?


*****
2021년 5월 5일에 보니 다시 까치집이 없었다.
한전에서 관리하고 있었던 게 맞나 보다.
며칠 전까지 까치 두 마리가 까치집 근처에 있었다.
철거한 지 얼마 안된 모양이다.
*****

(같은 자리에 다시 생긴 까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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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눈여겨보지 않던 작은 연못 가운데 초라한 정자였으나 수많은 크고 웅장한 전각들을 거느리고 있었으며 넓은 궁궐의 모든 건축물들과 풍경을 모두 거느린 듯했다. - 이정명 '뿌리깊은 나무' 2권 188쪽 (경복궁 향원지 취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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