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네의 일기'에 대한 동화 '나무들이 웁니다'

이엔 코앙-장카 글, 마우리치오 A.C. 콰텔로 그림

  동화책인 '나무들이 웁니다'는 제목만 봐서는 아이들에게 나무를 꺾거나 괴롭히지 말아라는 교훈적인 내용의 책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책은 나무가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을 이야기 해주는 형식입니다. 아름다운 그림과 짧은 글귀를 따라 읽다 보니, 나무가 이야기하는 아이가 열세 살 소녀 안네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독일이 유태인을 탄압하던 시절에 일기를 쓴 안네 프랑크 말입니다. 독일의 유태인 탄압 당시 가족을 따라 피신했던 안네가 쓴 일기가 바로 그 유명한 '안네의 일기'입니다. 

  안네 프랑크 가족이 숨어있던 프린센흐라흐트 263번지 '은신처' 뒤뜰에 살고 있는 마로니에 나무가 책 속의 나무입니다. 나무는 안네의 일기에 자신의 이야기가 나온다고 소개합니다. 
  (서울에도 대학로에 '마로니에 공원'이라는 공원이 있습니다. 이제야 마로니에 공원의 유래를 짐작합니다.)

  「새장에 갇힌 한 마리 새와 같은 열세 살 소녀에게 
   작게나마 희망과 아름다움을 안겨 준 나무랍니다.」

  마로니에 나무는 안네가 자신을 보고 있었답니다. '안네의 일기'에 자신의 이야기가 등장한다고 합니다.

 「우리 둘은 …생략… 
  앙상한 마로니에 나뭇가지에
  조롱조롱 맺힌 영롱한 물방울과 갈매기와
  다른 여러 새들을 바라보았다.」

 「우리 마로니에 나무에 꽃이 활짝 폈다.
  빈틈없이 빽빽하게 앞으로 뒤덮인 나무는
  지난해보다 한결 아름답다.」

 「우리 마로니에 나무에 벌써 초록빛이 감돈다.
  이미 군데군데 조그마한 꽃송이가 맺혔다.」

  책은 소녀를 지켜보는 마로니에 나무의 시선을 빌어 전쟁의 고통을 엿볼 수 있게 합니다. 이 동화책을 보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꼭 맞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작가가 '안네의 일기'를 읽고 얼마나 가슴 아파하고 깊이 생각였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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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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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눈여겨보지 않던 작은 연못 가운데 초라한 정자였으나 수많은 크고 웅장한 전각들을 거느리고 있었으며 넓은 궁궐의 모든 건축물들과 풍경을 모두 거느린 듯했다. - 이정명 '뿌리깊은 나무' 2권 188쪽 (경복궁 향원지 취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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