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날의 깨달음

젊은 날의 깨달음 - 10점

혜민 (慧敏) 지음/클리어마인드



우리는 매일 세수를 하지요. 며칠에 한 번씩 식물에 물을 주기도 하구요. 어떤 이 들은 몇 달에 한 번씩 여행을 하기도 합니다. 이 책은 그런 책입니다. 내용은 색다를 게 없으나, 마음을 꾸준히 가꾸기 위해 매일 또는 가끔씩 보면 보탬이 되는 종류의 책입니다.

출가한 스님의 책이라기 보다는 친구의 글이나 자신의 일기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일상의 깨달음이 있는 책입니다. 하버드나 북경, 일본 등에서의 체험은 작가 만의 경험일 지라도 그 체험을 통해 생각하고 깨닫는 것은 일반 중생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작가가 불과 십 여년 전에는 하버드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던 일반인이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대학원을 다니던 중 출가를 하였기에 일반 중생의 눈높이와 비슷한 사색과 깨달음이 나오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다만, 좋고 싫음을 자주 말하는 점이 출가한 스님에게서 느끼고픈 무소유의 마음을 조금 바래게 합니다.

책의 장점은 종교의 다양성을 인정하자는 목소리입니다. 생소한 종교를 접하게 되고, 불교나 기독교 내에서도 분파가 많이 나오는 요즘 세상에서 자신의 종교만을 고집하는 것은 맞지가 않다고 말합니다.

책 속에서 법정 스님과 김수환 추기경, 책 '부처를 쏴라'를 통해 접했던 숭산 스님 과 외국인 스님 현각 스님의 이야기가 나올 때면 반가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 법정 스님의 김수환 추기경을 애도하는 편지글 -
"하느님을 말하는 이가 있고, 하느님을 느끼게 하는 이가 있다.
하느님에 대해 한 마디 하지 않지만, 그 존재로써 지금 우리가 하느님과 함께 있음을 영혼으로 감지 하게 하는 이가 있다.
우리는 지금 그러한 이를 잃은 슬픔에 젖어 있다. 그 빈자리 가 너무나 크다."
- 120쪽 -


짧고 가볍기에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 오히려 그 점이 일반인들도 쉽게 읽을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좋은 문구들도 많기에 메모를 해놓았다가 한 번씩 들추어 보면 이 책을 읽은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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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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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눈여겨보지 않던 작은 연못 가운데 초라한 정자였으나 수많은 크고 웅장한 전각들을 거느리고 있었으며 넓은 궁궐의 모든 건축물들과 풍경을 모두 거느린 듯했다. - 이정명 '뿌리깊은 나무' 2권 188쪽 (경복궁 향원지 취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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