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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거머리, 유턴해서 도랑물을 찾아가는 거머리, leech


모심기 한 지 얼마 안된 논에 비료를 치던 날
건져 낸 모를 땅에 놓았다가 들었더니
바닥에 큰 거머리가 있었다.

마른땅에 그대로 있으면 죽게 될 거머리는
길 가운데로 기어가다가 어떻게 알았는지
물이 있는 반대 방향으로 몸을 틀었다.

물살이 세지 않아 물소리도 없었고
어른 손으로 세 뼘 정도 아래의 도랑이어서
바람에 실리는 물 냄새도 못 맡았을 텐데

어떻게 알았을까?

기어가다 낭떠러지로 떨어진 거머리는
도랑물을 만나 목숨을 건졌을 것이다.

거머리는 논에도 살고
냇가에도, 도랑에도 산다.
물이 있는 자연에서 산다.

202106 초순


(거머리)

 

(영상 속 거머리를 가까이에서 찍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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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눈여겨보지 않던 작은 연못 가운데 초라한 정자였으나 수많은 크고 웅장한 전각들을 거느리고 있었으며 넓은 궁궐의 모든 건축물들과 풍경을 모두 거느린 듯했다. - 이정명 '뿌리깊은 나무' 2권 188쪽 (경복궁 향원지 취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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